문화살롱

나는 한 두어 달 전 요즈음 미국을 위시하여 서양문화권에서 회자되고 있는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라는 소설을 한 권 선물받았다. 저자는 글쓰는 일로 일생을 바치는 작가가 아닌 동물행동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아프리카에서 7년동안 야생동물을 관찰하고 그 연구성과를 정리하여 엮은 논픽션 세 편으로 세계적인 작가가 된 델리아 오언스의 첫 소설로, 이를 한국에 소개한 출판사 백년동안의 김광숙 사장이 감동과 흥분에 차 내게 선물한 책이다.
번역자 또한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르네상스 영시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재원 김선형 박사다.
그리하여 이책을 읽어내려가며 느끼는 감동은 이 얘기 전체에 흐르는 그 표현의 섬세함과 냉철하리만큼 깨어있는 작가의 의식 넘어의 의도가 역자의 깊은 통찰로 우리의 상상력을 넘어 삶의 심연을 통찰하게하는 힘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번역이라는 작업이 얼마나 조용히, 기존의 닫혀있고 굳어있는 독자의 삶과 생각의 구조속에 또다른 세상의 삶의 모습을 심어주는 힘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가 인정하는 바이다. 번역은 우리와는 다른 세계와 연결해줄뿐 아니라 그 삶의 구조 속에 녹아있는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소개해주는 가운데 독자의 굳어있는 내면의 세계에 뜻하지않은 파장을 일으키며 생각의 맛을 출렁이게 하는 힘을 심어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문학작품을 번역한다는 것은 또 다른 먼 세계의 삶의 생명력의 출렁임과 그 출렁임의 구조가 독자의 기존의 굳어있는 자국의 두꺼운 삶의 두께를 깨고 새로운 삶의 세계로 유도함으로 해서 삶의 지평을 열어 더 넓고 깊은 사고로 지평을 넓혀가게 해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문학작품의 번역은 실용적인 생활 분야의 번역과는 달리 우리의 사고의 폭과 깊이의 파장을 넓고 깊게 해줌으로 해서 한 나라의 국민적 삶의 폭과 넓이를 확장해 준다. 이로 인해 한 국가의 국민의 생각의 깊이와 폭을 확장해주는 것이다. 아울러 번역문화는 한나라 국민의 문화수준을 높여줄뿐 아니라 세계인으로 발돋움하는데 사다리 역할로서 불가분의 꼭 필요한 도구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번역은 나름 언어의 단계적 발전의 계기가 되어 표현의 확장뿐 아니라 기존의 언어의 한계를 보완 창출하기 위해 불가분의 확장과 창출하는 모험을 운명적으로 받아들임으로 해서 기존의 표현의 확장뿐 아니라 때로는 기존의 문화를 확장하는데 앞장서기도 한다. 스며드는 듯 조용한 변화의 기수가 되기도 하지만 소리없는 가운데 어느 날 갑자기 국민의식의 확장을 경험하게 하는 숨은 무기가 되기도 한다. 그리하여 출판계의 책임과 의식은 번역 문화의 실행자로서 그 출판행위에 무한한 책임과 영광을 짊어지기에 매우 신중해야 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