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7일 인쇄
2019년 12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9년 12월호 통권 526호 |2020년 5월 25일 월요일|
 

권두시



문 스노 글로브(Moon Snow globe)



이 운 진

깊고 검고 차가운 달에 눈이 내린다
모든 불가능 중에서 가장 불가능한 일이었던
우리의 이별처럼
달에 눈이 내린다

예전에도 본 적 없고 앞으로도 영영 보지 못할
달 위의 눈송이들
내 기억의 모든 장소로부터 날아온 눈송이들

날리다가 흩날리다가
결코 녹지 않는 이 눈들은 다 어디로 가나
어디로 가서
다시 누구의 기억을 덮을 수 있나

계절도 없는 곳에서
흰색의 순백을 넘어
눈은 내리고
기적도 없는 곳에서
나는 다시 돌아갈 나를 잃었는데

네가 있는 다른 곳
그러나 이곳을 닮은 어딘가에도
이토록 지독한 눈이 내리는가
이토록 섬뜩한 눈빛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