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 집

Ⅰ. 2018 라이프치히 도서전 개관
*기간: 2018년 3월 15~18일(4일간) / *장소: 라이프치히 도서전시장 및 도시 전체
*참가국: 48개국(2600여개 전시 부스) / *이벤트 : 3600여개
*총방문객: 271,000명 / *주빈국: 루마니아

2018 라이프치히 도서전은 최근까지 해를 거듭하면서 방문자 집계 기록을 경신해왔으나, 이번에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지는 못했다. 뜻밖의 폭설과 추위로 인한 교통마비가 원인이었는데, 하지만 추위나 폭설도 라이프치히로 향하는 사람들의 열정을 가로막지는 못하여,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271,000명이 도서전을 방문했다. 방문객 수는 약간 줄었지만, 도서전의 전체 규모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추세다. 전 세계 48개국(작년은 44개국)에서 참가해 2600여 개(작년은 2100여 개)의 전시 부스가 차려졌으며, 3600여 개(작년은 3400여 개)의 행사가 도서전시장과 라이프치히 곳곳에서 진행되었다. 라이프치히 도서전은 다른 도서전과는 달리 관람객 중심으로 개최되며, 이는 출판의 비즈니스적 속성보다는 전 세계 독자들이 책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데 의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도서전 개막에 앞서, 전야제가 열린 게반트하우스에서 도서전 주최측은 노르웨이 작가 오스네 사이에르스타드(Asne Seierstad)에게 라이프치히 도서상을 수여했다. 이 상은 1994년 제정된 독일에서 가장 중요한 문학상 중 하나로, 오스네 사이에르스타드는 이 상의 수상으로 20,000유로의 상금을 받았다.

Ⅱ. 2018 라이프치히 도서전 ‘한국관’ 개요
*기간: 2018년 3월 15~18일(4일간) / *장소: 독일 라이프치히 도서전시장 C401/Halle 4 / *주최: 사단법인 국제문화도시교류협회 /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출판문화진흥원, 주독일한국문화원 / *협력: 국립국악원, 학선재, 고양신문, 예술경영지원센터, 파주출판도시, 열화당책박물관

국제문화도시교류협회는 유럽 최고의 북 페스티벌인 ‘라이프치히 도서전’ 에 2013년 첫 참가하여 한국관을 운영한 이래 매년 3월 한국관 전시를 진행했고, 올해 3월 15일부터 18일까지 여섯 번째 한국관 운영사업을 완료하였다. 라이프치히 도서전 한국관 전시는 한국문화와 관련된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그 테마와 관련된 엄선된 도서를 통해 우리 문화를 세계인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다. 라이프치히 도서전 한국관 운영사업의 목표는, 내적으로는 한국문화의 심층을 들여다봄으로써 자기 인식과 성찰의 계기로 삼으면서, 외적으로는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림으로써 미래적 가치를 공유하고자 함이다.

Ⅲ. 한국관 전시 내용
*전시 주제: 한국의 춤 ― 절제와 균형, 정중동의 춤사위
*전시 포커스: 한국춤의 역사와 장르, 명인과 관련 음악 등을 고문헌과 현대 문헌을 통해 보여 줌.
*전시 도서: 주제도서 1종(한국어판·독일어판·영어판)을 포함, 월간 춤 창간호 및 500호 기념호와 한국음악 관련 주요 고문헌 영인본 및 우수 현대도서 약 200종

주요 영인본 40여 종을 포함하여 엄선된 한국춤 관계 도서 200종 전시
한국관 도서전에서는 ‘한국춤’과 관계된 주요 영인본 40여 종이 전시되었다. 대표적인 무용 관계 책으로는 궁중무용의 실체를 기록한 「정재무도홀기(呈才舞圖笏記)」와 실제로 춤이 행해진 모습을 그림으로 엿볼 수 있는 「화성원행도(華城園幸圖)」 「평안감사향연도(平安監司饗宴圖)」 「기사경회첩(耆社慶會帖)」 등을 꼽을 수 있다. 「정재무도홀기」는 조선 고종 때 궁중 정재의 절차를 기록한 무보(舞譜)로, 각 정재별로 배열도와 춤 진행 절차, 반주음악과 창사(唱詞) 등이 수록되어 있어, 한국궁중무용의 실체와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문헌 중 하나다. 「화성원행도」는 1795년 2월 정조가 8일간 어머니 혜경궁 홍씨(1735~1815)를 모시고 부친 사도세자(1735~ 1762)의 원소 현릉원(顯隆園)에 행차한 뒤 성대한 연회를 베풀었던 일을 그린 8첩 병풍이다. 이 진찬례에 당시 행해지던 춤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김홍도의 솜씨로 전하는 「평안감사향연도」는 평안도 관찰사 부임을 축하하는 화려한 향연 장면을 담은 그림으로 「월야선유도」 「부벽루연회도」 「연광정연회도」의 세 폭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부벽루연회도」에는 조선 후기 궁중정재의 하나인 검무(劍舞) 공연이 그려져 있어 눈길을 끈다. 「기사경회첩」은 조선 영조가 51세 되는 1744년 9월 기로소(耆老所)에 들어가게 된 경사를 기념하여 제작된 화첩으로 그림과 함께 행례(行禮)와 의절(儀節)을 기록하였는데, 다섯 번째 장면에 처용무 공연이 악대의 편성과 함께 표현되어 있다.
조선시대 각종 의례에서 추어졌던 춤은 음악과 가사를 동반하고 있는데, 이러한 의례의 제반 제도와 절차 등을 기록한 「국조오례의」, 「국조속오례의」, 「대악후보」, 「속악원보」, 「악학궤범 홀기」 등의 영인본도 이번 도서전에서 선보였으며, 실제 행해진 의례나 행사를 기록한 「진연의궤」(1902), 「진작의궤」(1828), 「진찬의궤」(1877) 등도 전시되었다.
더불어 한국춤과 관계된 이론서, 작품집, 무보, 전시도록, 자료집, 그리고 영문 발행도서 등 한국춤 관계 책 150여 종이 전시되었다. 특히 작년 가을 지령 500호를 넘긴 한국의 월간 무용잡지 「춤」을 창간호, 300호, 400호, 500호 등과 함께 전시함으로써, 한국 춤문화 저변 및 담론 확대에 큰 역할을 한 「춤」의 존재를 세계인들에게 널리 알렸다.

올해의 주제도서 「시용무보(時用舞譜)」 독일어판, 영어판, 한국어판으로 출간
올해의 한국관 주제도서로 18세기 후반 무렵 발간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용무보(時用舞譜)」(국립국악원 소장)를, 해제를 곁들여 한국어, 독일어, 영어 3개국어판으로 출간하여 선보였다. 이 책은 조선의 종묘제례 일무(佾舞)인 ‘보태평지무’와 ‘정대업지무’의 순서와 동작, 술어를 그림과 문자로 기록한 무보로, 한국무용사상 유일하게 무용의 실체를 도보(圖譜)로 설명한, 그 의의나 가치가 비할 데 없이 큰 문헌이다. 책 머리에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지휘 보유자였던 성경린의 「‘시용무보’ 해제」, 그리고 전 국립국악원장 한명희의 「신명의 춤, 우미(優美)의 춤: 종묘제례 일무와 한국 전통춤의 개관」, 이렇게 두 편의 글을 수록하여, 「시용무보」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한국춤 전반에 관한 이해를 돕고 있다.
*한국어판: 시용무보(時用舞譜): 宗廟祭禮 保太平과 定大業의 춤사위
*독일어판: Siyong mubo: Die Notation des Tanzes zum Jongmyo-Ritual am Hofe von Joseon
*영어판: Siyong mubo: The Scores of the Court Dance of Jongmyo Jerye Rite in Joseon
※해제―성경린·한명희 / 국제문화도시교류협회 발행 / 양장 / B5 / 108면 / 비매품

지령 500호 월간 「춤」지의 역사와 최승희 관계 희귀자료 2건 등의 자료와 해설을 담은 「라이프치히 도서전 한국관 저널 2013~2018」 한국어판·독일어판·영어판으로 발간
이번 전시부터는 그동안 16~28쪽의 타블로이드판 신문 형태로 발간했던 ‘라이프치히 도서전 한국관 저널’을, 그동안의 성과를 묶어 발간하였다. 맨 앞에 서문을 포함하여 올해의 한국관 전시 특집인 ‘한국의 춤’에 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글 7편을 싣고, 후반부에 2013~2017년 전시 특집 관련 글을 묶고, 말미에 ‘한국춤’ 관계 문헌을 포함하여 그동안의 문헌목록을 총정리하여 실었다.
특기할 것은 세계의 무희로 알려진 최승희 관계 자료 두 건이다. 「무용통신」은 1939년 네덜란드 헤이그에 머물던 최승희가 일본 아사히신문사에 보낸 편지로, 일본어로 씌어 있던 편지 전문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무용비평가인 장광열 숙명여대 교수는 “이 편지는 지금까지 그 내용이 상세하게 알려지지 않았던, 1939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국제음악무용제에 최승희가 참가하여 공연한 사실에 관해 기록되어 있다는 점, 최승희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브뤼셀 국제무용콩쿠르에 대한 이모저모, 파리 샤요국립극장에서 공연된 최승희의 작품 중 절반 이상이 신작이었다는 사실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승희 관련 또 하나의 자료는 1940년대 중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최승희 홍보 리플렛으로, 앞서의 편지 내용의 연장선상에서 당시 최승희의 세계적 위상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4면짜리 이 리플렛에는 무용평론가 우시야마 미츠루(牛山充)의 평론 「최승희의 무용예술」과 세계 유수의 언론에 실린 최승희에 관한 기사가 발췌되어 있다. 프랑스의 「르 피가로」는 “최승희는 열반(涅槃)과 미소와 감루(感淚)와 황홀을 불러일으킨다”고 했고, 독일의 「라인 운트 루어차이퉁」은 “최승희는 심미적 환희와 풍미(風味)에 넘쳐, 그러면서도 가장 강하고 가장 깊은 인상으로 채워져, 우리에게 하나의 잊히지 않는 밤의 선물을 선사한다”고 했다. 1930~40년대에 유럽, 미국,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지에서 공연하면서 명성을 떨친 최승희는, 특히 뉴욕 공연 후 ‘세계 10대 무용가의 한 사람’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희귀본인 월간 「춤」지 창간호(1976년3월호)와 100호, 200호, 300호, 400호, 500호, 「춤이 있는 풍경」(500호 기념책자) 전시
이와 함께 한국춤과 관계된 이론서, 작품집, 무보, 전시도록, 자료집, 그리고 영문 발행도서 등 한국춤 관계 책 150여 종이 전시된다. 특히 작년 가을 지령 500호를 넘긴 한국의 월간 무용잡지 ‘춤’을 창간호, 300호, 400호, 500호 등과 함께 전시함으로써, 한국 춤문화 저변 및 담론 확대에 큰 역할을 한 ‘춤’의 존재를 세계인들에게 알렸다. 자료집에는 월간 「춤」이 한국 춤계에서 해 온 역할을 중심으로 초대 발행인 조동화 선생을 조명한 정재숙 「중앙일보」 문화전문기자의 ‘「춤」지와 한국춤의 오늘’논단에서 한국대중음악의 역사와 의의 그리고 미래까지 개관하고 있는 김익두 전북대 교수의 「케이팝, 21세기 세계 젊은이들의 새로운 대중음악 아이콘」까지 한국춤의 다양한 면모를 담고 있다.
또한 2013년부터 2017년까지의 특집 주제에 관한 논설 11편을 묶으면서 19세기 말에 그려진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의 풍속화 중 한국전통문화를 보여 주는 그림 87점을 선별하여 간략한 설명과 함께 새로이 편집 수록하였다. 말미에는 한국춤 관련 주요문헌 목록을 포함하여, 그간의 한국전통문화 관계 주요 문헌 약 1200종의 목록이 수록되어 있다.

「한국무용의 다양성」 등 한국춤 관계 영상물 10종 상영
도서 전시 외에 다양한 한국춤 관계 영상물도 상영되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제작한 「한국무용의 다양성」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며 유명한 춤의 거장에서부터 신진 무용가에 이르기까지 최근에 활발하게 활동하는 다양한 한국의 무용 안무가를 소개한다. 이 영상과 관련하여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발행한 「Diversity of Korean Dance」와 「Dance in Korea: An Overview of Korean Performing Arts」라는 홍보책자도 현장에서 배포되었다.
이 밖에 한국춤 명품 공연 영상도 소개되는데, 웅장한 북소리와 선율미를 보여 주는 ‘무고(舞鼓)’, 모란의 아름다움과 우아한 여성미를 표현한 ‘가인전목단(佳人剪牧丹)’, 천도복숭아를 바치며 불로장생(不老長生)을 기원하는 ‘헌선도(獻仙桃)’를 하나의 작품으로 재구성한 「태평성대」를 비롯하여, 국립국악원에서 최근에 진행된 『한량무(이매방류)』, 『처용무』, 『살풀이춤(한영숙류)』, 『경기 검무』, 『승무(이매방류)』, 『산조춤』, 『향발무』, 『진도 북춤』 등이 한국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상영되었다.

한국관 오프닝 행사 개최
도서전이 열리는 첫날인 3월 15일 11시, 한국관에서는 ‘2018 라이프치히 도서전 한국관 오프닝’ 행사가 열렸다. 한국관을 방문하는 현지 독일 관람객들의 자연스러운 참여 속에서, 정범구 주독일대한민국대사가 축사를 했다. 또한 이번 도서전을 위해 한국에서 ‘라이프치히 도서전 참관단’을 별도로 꾸려 참가하게 되었는데, 고양신문이 주축이 되어 문화예술계 인사들로 꾸려진 참관단 14인, 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참가하는 대한인쇄문화협회 등이 한국관 오프닝 행사에 함께했다.

제공·국제문화도시교류협회(이사장 이기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