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27일 인쇄
2018년 1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8년 1월호 통권 503호 |2018년 8월 15일 수요일|
 

방송살롱

 

이경미 감독의 단편 ‘아랫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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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평선(安平善)(방송평론)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하지만 장편극장 영화의 경우에는 근본적이고 부수적인 문제들이 따르기 때문에 감독의 작가정신이 일관되지 못할 수도 있다. 또 영화메카니즘이 날로 발전 변화하여 각 파트별 종합적인 조화가 필수적으로 되었다. 그런 면에서 단편영화는 감독의 작품성을 거의 온전히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극단의 절제 함축연출로 스토리텔링이 난해 할 수도 있으나 감상과 해석은 어디까지나 관객의 몫이다. 종합편성 JTBC가 ‘전체관람가’를 편성하여 중견영화감독 10명을 초청, 제작비 전액을 지원하여 제작된 단편영화 1편씩을 방송했다. 감독별로 스튜디오에 출연시켜 자유주제로 작품기획의도와 촬영계획 등을 토의하고, 리딩에서부터 촬영현장까지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촬영이 끝나고 완성된 작품을 방영한다. 지상파에서도 가끔 단편영화를 편성하지만 종편으로서 총제작비를 지원하고 90분 편성 신작단편영화를 방영한 프로젝트로 평가를 받을만한 기획이었다. 그중에 홍일점 여성감독의 작품을 주목해 보았다.
「아랫집」 (감독: 이경미, 촬영: 주성림, 주연: 이영애) APT생활공간에서 일어나는 층간문화충돌. 406호와 306호의 미세먼지(담배연기를 비롯한)로 심각한 갈등. 406호 이영애(지희 역)는 306호 남자에게 항의, 아랫집을 향해 쾅쾅 마구 뛴다. 여자와 남자는 비타협적, 금연 금단현상, 발작적인 음울한 분위기, 유사종교같은 퍼포먼스, 이영애의 비범한 연기가 긴장감을 끝내 풀어주지 않았다. 단편에서만 볼 수 있는 연기술의 극치를 감상한 느낌이었다.
이경미 감독은 단편영화 「잘 돼가? 무엇이든」으로 각종 단편영화상을 수상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여러 편의 단편과정을 거치고 장편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로 두 편 다 영화평론가상을 비롯한 여러 상을 수상했다. 장편 2편을 발표하면서 어느새 ‘이경미월드’를 구축했다.
이상한 것을 찾는, 상식을 넘어서 의외적 창의적인 발상으로 카메라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연출로 인식된다. 우리나라 영화계 여성감독은 손으로 꼽힌다. 1956년에 박남옥(朴南玉)감독이 「미망인」을 발표하고, 1947년에 「죄없는 죄인」(崔寅奎감독) 스크립터로 출발한 홍은원(洪恩遠)이 1962년 「여판사(女判事)」를 개봉하고 이어서 「홀어머니」, 「오해가 남긴 것」을 발표했다. 시나리오 작가겸 감독이었다.
최은희, 황혜미, 이미례가 한두 편씩 메가폰을 잡았다. 지속적인 작품활동으로 평가할 때 홍은원 감독이 전문감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이경미 감독은 홍 감독 이후의 전문영화감독으로 연결시키는 위치에 있다. 문화예술은 독립적이면서 융합의 시대이다.
이경미 감독의 작품활동에 기대와 함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