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27일 인쇄
2018년 1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8년 1월호 통권 503호 |2018년 8월 15일 수요일|
 

관무기

 

행복은 전염된다
- 드와이트 로든




윤재상(尹在祥)(Art Management NYC LLC 대표)

* 컴플렉션스컨템포러리발레단 드와이트 로든 안무 『스타 더스트(Star Dust)』(11월14~26일 조이스 극장)
컴플렉션스컨템포러리발레단(Complexions Contemporary Ballet)을 창단한 드와이트 로든(Dwight Rhoden)과 데스몬드 리처드슨(Desmond Richardson)은 둘 다 엘빈에일리아메리칸댄스시어터(Alvin Ailey American Dance Theatre)의 수석무용수 출신이다. 그들이 엘빈 에일리에서 활동했던 유명세 덕분에 1994년 창단 당시부터 컴플렉션스컨템포러리발레단은 쉽게 주목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에게 많은 영항을 주었을 법한 엘빈 에일리의 색깔은 최대한 감추고 그들만의 독자적이고 독창적인 스타일을 구축하면서 성공적으로 무용단의 명성을 쌓아왔다.
그들은 다민족으로 인해 발생되는 다문화성의 예술적 매력 표현을 꾸준히 추구해왔다. 1996년부터 현재까지 수석 안무가로 활동하고 있는 주재만을 포함한 다양한 인종의 무용단원 구성만 보더라도 그들의 예술정신이 인종과 문화의 용해도가니(Melting Pot)로 표현되는 미국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11월14일부터 26일까지 조이스 극장에서 주재만 안무의 『굿 나잇(Good Night)』을 포함해 총 6개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는데, 그중 드와이트 로든 안무의 『스타 더스트』만을 이야기 한다.

드와이트 로든의 작품 『스타 더스트』는 2016년 1월에 타계한 영국의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인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를 추도하는 성격의 작품으로 2016년 5월 미국 디트로이트 뮤직홀에서 초연되었던 작품이다. 록계의 카멜레온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던 데이빗 보위는 수많은 형식과 실험에 도전한 전설적인 음악가이다. 음악계에 있어서 그의 가장 큰 업적이라 한다면 다양한 장르들을 끊임없이 발굴해내고 융화시켰다는 것인데, 이점에 많은 매력을 느끼고 있었던 드와이트 로든은 데이비드 보위가 사망하기 이전부터 그의 음악을 이용한 안무를 하고 싶어 했었다고 전해진다.
1969년의 앨범부터 2016년의 앨범까지 총 47년 동안 만들어진 데이비드 보위의 히트곡들 중 9곡을 취하고, 그 9곡의 음악제목을 무용작품의 소제목으로 사용해 구성했다. 서로 다른 9곡의 음악을 무용으로 시각화시키면서 각각의 음악과 안무는 하나에서 다른 것으로 끊김없이 혼합되는 역동적인 연결성을 만들어내며 작품전체가 매끄럽게 이어져간다.
각 섹션의 노래마다 한 명의 무용수는 립싱크에 할당되고 연기한다. 무용수들의 립싱크는 작품에서 춤과 음악을 하나로 연결시키며 무용공연이 아닌 가수의 콘서트에 와있는 듯 착각을 일으키는데 이는 무용작품과 음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음악을 부각시켜주기 위한 안무가의 배려로 읽힌다. 무용수들의 몸짓은 음색과 성량에 맞춰 노래 부르는 합창단원들의 모습으로 연상되기도 하는데, 이는 이 작품이 왜 록 오페라 스타일 무용(Rock Opera Style Dance)으로 소개되어 있는지에 대해 쉽게 이해가 된다. 보통 유명음악가의 음악을 사용해 무용의 안무를 하게 될 경우 너무나 귀에 익숙한 음악에 의해 무용작품이 그늘지기도 하고, 때로는 제 몸에 맞지 않은 남의 옷을 빌려 입은 듯 보이는 작품이 되기도 한다, 심지어는 안무가의 과한 음악 사랑으로 인해 자신의 안무의도까지 놓쳐가며 무용작품을 음악에 헌납(?)하는 경우까지 있기도 하다. 하지만 드와이트 로든의 작품은 데이비드 보위의 추도 작품이라는 성격과 딱 맞아 떨어지도록 음악과 무용을 모두 다 살려낸 작품이었다.
작품은 음악과의 조화도 훌륭하지만 신들린 듯 흥에 겨워 춤추는 무용수들을 특히 눈여겨보게 된다. 단순하게 춤이 좋고, 춤에 미친 그들은 행복전도사, 희망전도사가 되어 무대를 종횡무진 움직인다. 데이비드 보위의 음악이 좋고 싫고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음악이 귀에 익숙하거나 아니면 낮선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무용수들이 춤추며 행복해하는 모습에 관객이 몰입되고 동화되어 있다는 사실이 중요할 뿐이다.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건강해 보이는 무용수들이 뿜어내는 행복의 파장은 느낌이 충만하게 전달된다. 기존에 만들어왔던 드와이트 로든의 작품이 관객을 긴장시키며 몰입시키는 쪽에 힘이 실려 있었다면 이번 작품 『스타 더스트』는 모두 내려놓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드와이트 로든은 컴플렉션스컨템포러리발레단을 뉴욕을 넘어 미국의 대표적인 다문화 무용단으로 만들어 내면서 그만의 특색을 확고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의 개척정신과 신선한 아이디어는 그와 무용단의 가능성을 더욱 밝게 열어주고 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을 통해 알게 된 그의 더 대단한 능력은 무용수들이 기량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무용수들이 춤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는 점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해 하는 무용수들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더군다나 그들이 가지고 있는 행복을 관객들에게까지 전염 시킬 수 있는 그들은 진정으로 축복받은 사람들이었다. 드와이트 로든의 『스타 더스트』는 “추도”와 “행복”이라는 어울지 않을 법한 단어를 엮고, 새롭고 흥미로운 스타일로 관객을 깨워준 훌륭한 작품이었다. 더불어 그의 작품을 명작으로 만들어 준 진정한 핵심요소는 무용수들이 춤추며 뿜어대던 강력한 행복에너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