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27일 인쇄
2018년 1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8년 1월호 통권 503호 |2018년 5월 24일 목요일|
 

세계의 춤기행

 

하얀 도화지 위에 빛난 흑진주들
-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황미숙(퍼포먼스그룹153 예술감독)

외교부와 함께 한 예술교육 프로젝트 「고고 무브먼트!(Go Go Movement!)」
인도양의 아름다운 섬나라, 스리랑카. 우리나라 국토의 1/3 면적을 가진 스리랑카는 둘러보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옛날 인도 벵골지방의 싱할라족이 나라를 세웠으나 후에 인도 남쪽의 타밀족의 침략의 역사가 있고 이후 스리랑카는 1500년대부터 포르투갈, 네델란드, 영국 등의 열국의 식민지로 있다 1972년 스리랑카공화국으로 완전 독립을 하였다. 이후 이 섬나라는 2009년 반군과 정부군의 내전을 끝내고서야 비로소 평화를 찾게 되는데 25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스리랑카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스리랑카의 행정 수도 콜롬보는 예전에는 한적한 어촌마을이었지만 보석과 향신료(후추)를 취급하는 아랍상인들을 통해 상업이 발달된 곳이다. 지금의 스리랑카 행정 수도 콜롬보는 식민지의 흔적이 내륙지역과 인도양이 펼쳐지는 해변으로 나뉜다.
퍼포먼스그룹 153은 ‘2017년 외교부의 국민이 함께 하는 공공외교 「글로벌 문화 꿈나무」 프로젝트’ 공모에 지원하여 1차 서류 심사, 2차 면접 심사를 통해 선발되어 이곳 콜롬보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짧은 시간동안 발전하여 경제와 무역, 군사력을 통해 하드파워로 인한 국가 영향력도 커졌지만, 드라마나 K-Pop의 한류와 예술적 기량이 높아지는 젊은이들의 활동을 통해 소프트 파워 또한 세계에서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를 견인한 실버 세대가 은퇴 후 각자의 기술력을 사장하지 않고 개발도상국을 위해 재능기부를 하는 등 알게 모르게 국민이 공공외교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글로벌 문화 꿈나무 프로젝트」는 모든 청년예술가를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음악, 미술, 미디어 아트, 국악, 시각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외국 국민들에게 시행함으로써 우리 청년예술가들의 해외 취업 여건을 확대하고 세계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청년 일자리 창출에 목적을 두고 있어 젊은 예술인들의 활동을 넓히는 데 마중물이 되는 프로젝트로 이에 지원을 하게 되었다.
퍼포먼스그룹 153은 연기와 무용과 음악 등 한국적인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 및 공연에 대한 프로젝트인 「고고 무브먼트!(Go Go Movement!)」를 계획하고 약 2주간 콜롬보의 인근 지역인 와딸라(Wattalla)의 청소년에게 시행하기로 하였다.
이에 봄부터 스리랑카 현지와 연결을 시도하여 늦봄과 여름에 걸쳐 「고고 무브먼트!」 프로젝트에 대한 현지에서의 홍보하여 와딸라 지역 14개의 학교 50여 명의 학생들이 모집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시행 장소와 공연장, 현지어 통역인과 한국어 통역인을 구하는 등 현지 네트워크를 통한 실행력 구축과 동시에 한국에서는 프로젝트 기획과 프로그램 시뮬레이션의 시간을 갖았다.
2017년 7월 31일 인천을 출발하여 다음날 새벽 4시에 스리랑카에 도착. 그 다음 날부터 약 2주간의 프로젝트는 시작이 되었다.
짧은 시간에 수업을 통해 공연을 준비하려면 아이들이 기대함을 갖고 수업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아이들에게 나눠줄 선물로 한국을 알리는 연필과 볼펜 , 색동 필통을 준비하였다.
선물 때문인지 지각은 있어도 결석은 하지 않는 50여 명의 아이들은 하루 3시간 동안 간식시간을 빼고는 집중하여 한국의 문화와 예술 프로그램 수업을 받았다.

일상에서의 고민과 꿈을 표현한 퍼포먼스 수업
아이들은 의사가 되고 싶다, 돈을 벌어 부모님을 도와주고 싶다는 꿈도 나누었지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꿈을 이룰 수 없을 것 같아 그게 고민이라며 자신의 고민과 꿈을 숨김없이 털어 놓는 진솔함에 감동이 느껴지는 수업이었다.

오감 표현 수업
음식을 먹고 음식의 맛을 얼굴 표정과 비지니스로 표현하고 한국어와 스리링카어로 “맛있다” 외치는 퍼포먼스이다. 언어를 초월한 만국 공용어인 바디 랭귀지로 오감을 표현한 아이들에게는 한국어 “ 맛있다”와 스리랑카어 “신딸라”가 입속에서 당분간 계속 맴돌 것 같다.

한복 체험과 전통 혼례 그리고 사물놀이 수업
한국에서 공연을 위해 준비한 것 중 동대문 시장에서 구입한 한복과 기러기는 보기에도 참으로 아름다웠다. 소년과 소녀를 한 사람씩 뽑아 한복을 입혔다. 굳이 신랑 신부라 설명 안 해도 아이들은 한복을 입는 순간 아는가 보다, 연신 웃는다. 서로 내외하며….
신랑과 신부의 까만 피부에 하얀 미소와 색동의 한복은 그림 같았다.
절하는 법을 배워 축하객(관람객)에게 절을 하면 주례를 맡은 현지어 통역인이 기러기를 가지고 나와 혼례 성사를 위한 퍼포먼스를 한다. 그러고 나면 모든 아이들은 소고를 들고 북과 꽹과리와 장구 장단에 맞춰 사물놀이 축하 공연을 벌인다. 수업 중 난감한 수업이 소고 배우기이다, 총감독의 지시나 설명에도 아이들은 자기가 두드리는 소고 소리에 몰두한다. 집중을 한국말로 연신 외치고, 검지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도 아이들의 소고 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소고 돌리기와 장단을 익히려는 열심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총감독의 목소리도 높아진다.

한국어로 ‘작은 꿈’ 노래 배우기 수업
아이들의 음악 선생님을 따라 한국말로 노래를 배우고 익힌다.
“수많은 사람들이여
나의 작은 꿈 말해볼까
그림같은 작은 꿈
정말로 말할 테야”
아이들에게 가사 내용을 설명하고 칠판에 한국말을 적고 그 아래에 싱할라어로 가사를 적어 놓았다. 놀랍다. 아이들이 싱할라어를 읽는데 한국말이 나온다. 발음도 너무 정확하다.
아이들에게서 감동과 기적이 매일 샘솟듯 나온다.
“아차!”
아이들 중 타밀어로 말하는 아이는 싱할라어를 읽지 못한다. 몇몇 아이들의 표정이 어둡다.
한국말 가사, 그 아래 싱할라어, 그리고 그 아래 타밀어를 적어주는 현지 통역인의 수고로 아이들은 한 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수 많은 사람들이여 나의 작은 꿈 말해볼까!”

학교 생활 연극 만들기 수업
아이들을 3개의 파트로 나누어 각 파트 별로 교사들과 한국-스리랑카어 통역인들이 투입이 되어 학교생활을 극으로 만들었다.
청소년 파트는 등굣길과 잠을 이기지 못하는 피곤한 사춘기 스토리를 만들었다.
개구쟁이들이 가득한 파트는 교실에서 장기자랑하다 선생님께 혼나는 스토리를 만들었다.
21살 대학생 언니도 수업에 온다. 이 언니가 있는 파트에서는 장난하다가 혼나고, 졸다가 혼나는 교실의 에피소드를 만들었다.
스리랑카 아이들도 꽤나 선생님에게 혼나는가 보다. 그래도 아이들은 웃는다. 학교가 그들에게 친구가 있고 배움이 있는 행복한 곳처럼 보인다. 순간 우리나라 아이들 모습이 스쳤다.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문화 예술 교육 프로그램은 하나로 이어져 40여분 간의 융합공연을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가 가능했던 것은 비영리 문화예술공연 창작 단체‘퍼포먼스그룹 153’이 10여 년간 다양한 장르의 융복합 예술 공연들을 진행해오면서 익힌 노하우와 연기와 무용, 음악 등 다양한 예술을 전공한 청년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팀 티칭과 스리랑카 청소년에게 그들의 꿈을 이루게 하고픈 황미숙 팀장의 뚝심이 있어 공연이 가능하였다,
황미숙 팀장과 팀원들은 섭외한 공연장을 포기하고 50여 명의 퍼포머들이 다 보여질 수 있는 무대를 제작에 대한 회의를 가졌다. 아이들에게 무대는 무엇일까?
이들이 공연을 통해 무대에서 표현한 꿈을 그들의 고단한 삶에서도 이루기를 바라지만 혹 이 무대로 우리 프로젝트팀이 낭비하는 팀으로 현지인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지 고심했다.
그러나 무대 제작에 쓰여질 재료에 대한 팀 전체 회의와 행정팀과 현지 네트워크 회의를 통해 무대 제작에 사용될 재료들이 현지 네트웍에서 필요로 했던 것임을 알고 무대를 제작하게 되었다.
지나고 보니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풍성한 잔치인 공연을 하였고, 프로젝트를 통해 팀은 스리랑카 아이들과 현지 네트워크에게서 많은 사랑을 받았음을 알게 되었다. 주려고 갔는데 더 많은 것을 받았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필자는 “프로젝트를 수행해보니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진실한 마음을 나눔에 있어 문화예술 만한 도구가 없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서로 마음을 열고 함께 나누는 이런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진정한 외교적 성과가 있었다” 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싱할라 및 타밀어 통역을 담당했던 알렉산더(Alexander, 34) 씨는 “지금의 스리랑카는 겉으로 평화로워 보일지 몰라도 오랜 식민지 기간과 내전 등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와 갈등이 많다. 이번 문화예술 공연과 프로그램들을 통해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다. 스리랑카의 청소년들에게 이런 기회를 갖게 해준 대한민국과 프로젝트팀에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한 프로젝트에 참여한 팔람(Paalam) 학교 안톤 샬로미(Anton Shalomi, 15) 양은 “이전에는 한국에 대해서 잘 몰랐었는데, 이번 프로그램과 공연을 통해 한국에 대하여 많이 궁금해졌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하여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로 한국과 스리랑카는 수교 40주년을 맞는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문화와 예술을 체험하고 공연에 참여한 이들을 통해 스리랑카 속의 한국을, 한국 속의 스리랑카를 보았다. 언어가 다르고 생활이 다른 것 같지만 프로젝트를 통하여 다름 가운데 같음이 있고, 마음으로 느끼며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스리랑카의 청소년들이 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양국 간에 다양하고 지속적인 문화예술 교류가 있길 바라며, 「고고 무브먼트!」 프로젝트에 함께 한 스리랑카 아이들의 작은 꿈이 아름답게 이루어지길 마음 모아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