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28일 인쇄
2017년 11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7년 11월호 통권 501호 |2018년 6월 23일 토요일|
 

문화살롱

 

‘상처입은 용’ 윤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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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숙(梁惠淑)(문화평론)

한국인은 누구나 철학이 있고 의식이 있는 지성인이면 모두가 ‘상처입은 용’ 윤이상과 같은 사람이 되기 알맞은 정치, 사회환경에서 생존을 유지하며 살아왔고, 또한 살아가고 있다.
일제강점기를 살아온 우리 아버지세대가 그러했고, 남·북으로 분단된 우리시대의 어른들이 그러했고, 그러한 사회적 함정은 오늘에 이르러서 더욱 절묘하게 인간을 옥죄고 있다.
연극 「상처입은 용 - 윤이상」은 윤이상문화재단, 경기도문화의전당,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공동주최하고, 경기도립극단(윤봉구 단장)이 주관하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10.21~29)에 올려졌다.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올려진 연극이다.
공교롭게도 세계적인 한국의 대음악가 윤이상이 입은 상처는 목숨걸고 한국국민의 가난을 해결하여 민주주의가 가능한 사회를 이끌어 낸 산업대통령, 같은 해에 태어난, 박정희 대통령과 연관되어 있다.
아직도 미완으로 남은 ‘동백림사건’은 바로 같은 해에 태어 난 두 인물이 빚어낸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정치적, 사회적 갈등과 숙제의 한 모습이기도하다. 더 나아가 분단된 남북한의 정치환경으로 말미암은 풀어지지 않는 숙제이기도 하다.
서양현대음악계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음악인 윤이상이 남북으로 대치된 정치현실에서 한 지성인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지에 대한 궁극적인 삶의 태도는 비켜간채 연극은 윤이상이 어떠한 음악을 추구하고 어떠한 인간적 삶을 살아 왔는지에 초점을 맞춰 풀어가므로써, 편안하고 아름다운 연극 한 편을 선사하고 있다.
같은 시절 같은 공간, 독일에서 윤이상과 함께 가까운 사이로 유학생활을 해온 우리부부에게 아직도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은 그의 남북한 왕래의 수수께끼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로 있다.
굴곡진 윤이상의 삶을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젊은 작가 이오진과 연출가 이대웅은 윤이상이 어떤 음악과 어떤 관계로 만나고 있는지 주로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의 고뇌로 촛점을 맞춰 풀어감으로 해서 오늘을 사는 오늘의 관객에게 좋은 연극 한 편을 선물 해주었다.
음악을 ‘축’으로 삼으며, ‘남과 북’의 정치시소게임 속을 넘나든 윤이상의 삶을 예술가다움의 삶으로 무대 위에 그려낸 연극은 질풍노도를 비켜간 한 편의 풍경화를 본 느낌이다. 음악가다운 예술적 인간의 삶이, ‘인간다움의 삶’이 대성한 음악으로 과연 변명이 될 것인지는 내겐 여전히 질문으로 남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