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28일 인쇄
2017년 11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7년 11월호 통권 501호 |2018년 12월 11일 화요일|
 

자전거살롱

 

진짜 베트남 여행법 - 자전거 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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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우(全相宇)(여행작가)

“가방도 두 개씩 되니 자전거는 가서 빌리자고.” 2015년 12월 어느 날, 친구랑 나는 베트남 종주길에 올랐다. 처음에는 당연히 하노이서 호치민까지 자전거로만 종주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도를 펴놓고 보니 하노이에서 내려가면서 다낭, 호이안, 나쯔랑, 호치민 그리고 메콩델타에 있는 캔터를 찍고 캄보디아 국경까지 1,700여km!
오! 직장인으로 한정된 시간에 자전거로만 종주하기는 좀 먼 길이었다. 꾀가 났다. 아재들 짐도 간단치 않고, 나이니만큼 작은 마을에서의 잠자리도 자신 없었다. 결국 기차+자전거 종주로 바꾸었다. 도시와 도시의 이동은 기차를 이용하고, 도착해서는 먼저 방을 잡은 다음, 자전거를 빌려서는 시내 곳곳을 둘러보고 도심을 벗어나 시골길을 즐기다 마을도 들려보는 여행법이었다.
자전거를 사랑하는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아서일까? 베트남의 자전거 문화에는 부러운 모습이 한둘이 아니었다. 우리처럼 마치 자전거 경기라도 나선 듯한 복장을 갖추고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리는 일은 아직은 생각도 못할 일이지만 실생활에서 자전거의 활용은 내 경험상 세계 제일 선진국이었다. 자전거 여행자 입장에선 큰 도시는 물론이고 조그만 도시 어디에도 호텔이나 가까운 대여점에서 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신용카드 필요 없다.
신분증 달란 소리도 없다. 어느 호텔에 있다는 것만 말하면 하루 3천 원 정도에 우리가 흔히 ‘아재(아저씨) 자전거’라 부르는 생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들릴만한 곳 어디에도 자전거 보관소가 있다. 푼돈으로 언제까지고 지켜준다.
자전거로 베트남을 미음완주(微吟緩走?)하다보면 세상에 이렇게 넋을 쏙 앗아가는 나라가 다 있을까 싶은 감동을 받게 된다. 여유로이 시골길을 달리다 한 이름 모를 마을로 들어선다. 이렇게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이 있을까. 대나무와 야자수 그늘에 깃든 마을과 집들, 그리고 눈을 마주치기만 하면 부끄러워 고개를 돌리는 마을 사람들,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전쟁에 시달렸을까 안쓰러운 마음이 솟아오른다. 또한 어떻게 이런 순한 사람들이 그 시련을 이겨내고 외세를 물리쳤을까 궁금해진다.
나쯔랑에선 이제 막 60줄에 접어드는 참전 용사를 만날 수 있었다. 월남식으로 길거리에서 맥주를 대접받으며 그에게서 전쟁얘기를 들었다. 괜히 발이 저려왔다. 친구랑 나는 하노이에 짐을 풀자마자 바로 하노이의 옛 시가지(Old Quarter)에서 붉은 색 바탕에 노란별이 빛나는 베트남 국기를 하나씩 사서 자전거에 달았다. 40년 전이지만 적지(敵地)였는데…. 물론 만나는 누구도 우리에게 그런 기색은 없었다. 현지친구에게 혹 국기에 실례가 되지 않느냐 물어보니 오히려 좋아할 거라 했다. 그래서였을까? 어딜 가나 우리가 지나갈 때 반겨 웃어보였다.
보름 만에 베트남 종주에 성공했다. 베트남 열차 정보는 어디서 얻었냐고? 모든 정보는 인터넷에 있다. 구글에서 “seat 61”을 쳐보라. 세상의 모든 열차 여행 정보가 거기 다 있다. 북한 철도 여행 정보도 찾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