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살롱

‘한중수교 25주년 기념’이라는 명목으로 중국의 유일한 국립교향악단인 중국국립교향악단(中國國家交響樂團)이 2017년 8월26일 오후8시 단 한 번의 공연을 가졌다.
사드배치 문제로 중국과의 관계가 냉냉해지고 모든 문화교류가 단절된 시점이어서 대단히 뜻이 있고 중요한 공연이었다.
중국국립교향악단은 1956년 수도 북경에서 중앙교향악단으로 출발하여 40년 후인 1996년 국립기관이 되었다.
북경의 대공연장 음악당이 신축됨으로 이곳에 둥지를 틀고 국립합창단과 함께 중국 문화부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백여 명 삼관편성으로 구성된 이 악단은 국립기관으로 전환한지 20여 년 동안 장족의 발전을 거듭해 이제는 중국의 수도 북경에서 중국교향악단의 상징으로 중국의 서양음악계를 이끌어 가고 있다. 모두가 중국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남성연주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소리도 크고 당당한 모습으로 국제적인 반열에 오르고 있다.
단원들은 비교적 젊은 층이지만 해외 유학파 1세대들이 자리잡고 있어서 기능적으로도 탄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 지휘는 탕 무하이로 이곳의 명예지휘자로 이 교향악단 초대지휘자이고 교향악단을 키우는데 크게 기여한 사람이고 일찍부터 유럽에 진출해서 중국의 캬라얀 이라는 별칭을 지닌 원로 지휘자이다. 지금은 하얼빈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로 있고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교향악단은 이번 연주회에서 한국의 젊은 여류 바이올린이스트 김봄소리를 독주자로 맞아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중국의 저명작곡자이며 이 교향악단의 단장인 관샤의 교향곡 2번 「희망」 중 제3악장 빛, 그리고 마지막에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전곡을 연주하였다. 앵콜로 중국작곡가가 편곡한 정다운 아리랑과 중국 민요풍의 흥취 넘치는 작품을 연주했다.
곡목의 선택 그리고 독주자의 영입등 한중 우호의 틀 안에 신중한 결정을 하였다.
연주 그 자체는 장대하고 화려하고 힘이 넘치었다. 13억 인구에서 뽑힌 준재들이 세계 서구의 고전음악 시장을 풍요롭게 하는 대표적 교향악단으로서의 면모를 잘 보여주었다.
중국 작곡자의 작품을 선양시킨 것도 부러운 일면이었다. 한편 김봄소리 기량도 자랑스러웠다. 주한 중국대사관, 한중문화협회가 주최하고 금호문화재단이 주관한 이 연주회는 매우 성공적이었지만 프로그램 인쇄물이 초라하고 중국인들이 마음 상하게 이름을 ‘China National Symphony Orchestra’라고 영어로 크게 표기한 것은 매우 촌스러운 발상이었다. 그리고 한국 측의 인사말이 빈약했고 중국국립교향악단을 부각시키지 못한 것은 유감이었다.
중국의 교향악단은 이제 부러움의 대상으로 다가오고 있다.